[2023년 다짐: 자격증 합격] 합격 이야기.

대학교 2학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시절, 내가 좋아하는 과목의 수업을 듣는 중,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하고 싶었던 일이 생겼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주말에는 교육을 들으며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그러고 마침내 내가 원하던 분야의 일을 하게 되었을 때에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뻤고, 앞으로 열심히 해 나아가야 할 생각에 열정이 넘쳤다. 2-3년 동안에는 일에 적응하고 경력을 쌓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그러고 5년 차로 접어들 무렵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니 가끔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예전만큼 일에 대한 흥미와 열정도 떨어지고, 일은 하지만 무기력에 빠지기도 했다. 이러한 매너리즘에 탈피하고자, 내 커리어에 도움도 되고, 예전 열정 넘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업무 관련 자격증을 따기로 했다. 
호기롭게 시험을 접수하고 공부를 하려고 책장을 펴니, 처음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책장 두 페이지를 넘기기도 어려웠다. 핸드폰을 보거나, 딴생각을 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집중을 못하는 내가 성인 ADAH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는 공부 습관이 없는 게 문제였다. 차분하게 조금이라도 꾸준히 스터디 카페를 가니, 학생 시절 집중도까지 끌어올렸다. 공부 습관을 들이기 까지 약 1달 반 정도 걸렸다. 
시험이 2주 남짓 남았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장기간 공부 할 수 있었다. 역시 시험이란 장치가 나의 집중력을 높이는구나 생각했다. 친구랑도 놀고 싶고, 자고 싶고, 눕고 싶고 이런 유혹을 뿌리치며, 시험에만 집중했다.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도 정말 가끔 공부를 아예 안 하는 적도 있었다. 그럴 땐 그냥 보낸 하루가 아까웠지만, 자책보다는 차라리 푹 쉬고 다음날 다시 마음 정리하고 시험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또, 어떤 날에는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고 부정적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시험에 접수한 이상 시험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시험 5일 전,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 처럼 공부했다. 대학시절 중간고사 기말고사 벼락치기로 초능력에 가까운 집중력으로 시험공부를 한 거 같다. 그 기간엔  4-5시간만 자도 공부하면서 졸지 않았다. 몸상태가 각성 상태였던 거 같다.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다. 
대망의 시험 날, 너무 떨려 시험 1시간 전 청심환을 먹었다. 사실 과거에 떨어진 적이 있어, 부담감이 너무 컸다. 이번엔 안되면 그냥 보지 말아야지하고 시험을 치렀다. 술과 담배만 중독이 아니라. 시험에도 중독이 있다. 시험이 아주 어려웠다면, 아예 포기를 했을 텐데. 자꾸 합격 언저리에서 떨어지니, 미련만 남고 시험에 계속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마지막 이다 하고 시험에 응했다. 그리고 결과에 초연해 지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총 170문제를 180분동안 본다. 내가 보는 시험은 컴퓨터로 보는 건대. 문제가 정해지지 않고 ,  내가 만약 문제를 풀면서 취약한 주제가 있으면 다음문제가 자동으로 취약한 분야의 문제가 설정된다. 응시자를 탈락시키기 위한 시스템이다. 악랄해.. 그리고 시험을 여러 번 볼 수록 나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 내가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기 때문에 다음 시험 문제에 참고가 된다고 하니. 이 시험은 한 번에 붙는 게 이득이다. 
3시간의 시험을 보고 시험장을 나오면 바로 결과가 프린트해서 나온다. 이 순간이 제일 떨린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결과지를 받고 시험장에 나와 결과를 봤다. 
결과는 합격 !! 마음에 짐이 덜은 기분이다. 드디어 합격을 하는구나. 여태 내가 공부했던 게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사실을 엄마에게 먼저 전화로 알리니 엄마가 시험본 당일 금을 줍는 꿈을 꾸셨다고 했다. 내가 오늘 시험을 보니 복이 나에게 가라고 복권도 안 샀다고 하셨다. (감동ㅜㅜ) 
그래도 올 해 목표 중 하나는 이미 이뤘으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 당분간 쉬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