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약간의 스포 아래에 있음

크리스마스 솔로이지만 방콕 할 수 없는 나는 친구와 연극을 보기로 했다. 파워 J인 나는 예정 없이 연극
볼까라는 친구에 물음에 바로 수긍을 했다. 그럼 뭐 보지? 크리스마스여서 표가 많이 있으려나 우려했다.
로맨스 코미디는 별로 내 취향이 아니고 웃을 일이 적은 요즘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을 보고 싶었다.
친구가 OK하고, 바로 예매를 했다. (행동력 좋은 친구 b) 연극 제목은 '늘근도둑이야기' 제목 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늙은 인대 왜 늘근으로 했을까? 언어유희인가? 생각을 하면서 친구와 시간에 맞춰 도착을 했다.

<<늘근도둑이야기>>
연극-코미디
기간: 2022.03~05(토)~ 2022.12.31(토)
시간: 화~ 금 20:00
토 15:00, 18:00
일, 공휴일 14:00, 17:00
* 매주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아트포레스트

오늘의 출연진 입장 전 사진 찍는 것은 국룰이죠? 태향호 배우님은 tv에 본 적이 있어 반가웠다. 스포를 싫어하여 아예 내용을 보지 않고 감상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라 설레었다.
입장을 하고 연극무대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연극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 입장하는 사람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약간의 웅성웅성하면서 잡담하는 그 어수선함의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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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풀려난 두 늙은 도둑이 마지막 한탕을 꿈꾸며 미술관에 잠입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술관엔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지만 작품의 가치를 모르는 두 늙은 도둑은 금고만을 노린다.
금고가 맨 앞 객석이라는 점이 재미있었다. 연극을 보면서 등장인물 3명이서 100분 동안 이야기를 쭉
이어가는 게 대단하다고 느꼈다.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고 간간히 웃긴 대사들이 있어 시간이 금방 갔다.
코미디연극이지만 정치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장르요소를 가진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집 주소를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도로명으로 바꾼 정책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된 것을 비꼬아 풀어낸다. 지리산 옆마을에
하면서 능청맞게 연기하니 웃음을 자아냈다.
감초역할로 술 취한 취업준비생이 나오는데 술주정연기를 하며 현재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의
속마음을 연기한다. 고주망태가 돼서 술주정을 하는 모습이 어리숙해 보여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
씁쓸하기도 했다. 나 또한 첫 직장을 잡을 때 트레이닝이라는 명목하에 월급도 못 받고 일했던 기억이
났다. 정규직이란 희망고문으로 하루하루 버텼는데. 취준생 연령대가 나와 비슷해서 그런지 취준생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옛 회상에 젖었다. 내용은 더 늘근도둑과 덜 늘근도둑이 서로 넋두리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간간히 슬랩 코미디 요소도 있고, 말 장난 하는 부분도 있어. 시간이 금방 갔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관객도 157명 정도 왔다.(숫자를 기억한 건 태향호 배우님이 언급을 했기 때문이다.)
코미디 연극에는 호응이 중요한데 관객 인원이 많아 호응도 크니 재미가 더 배가 된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코로나 시국이라 배우님들과 같이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연극이 끝나고 이렇게 사진을
찍으라며포즈를 취해주시는 배우님들.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연극이었다.